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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야기/영화 이야기

가을의 전설 (결말 미포함, 넷플릭스 영화 추천)

by 독서하는 나그네 202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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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전설 스틸 컷

영화 소개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찾고 있는데 선뜻 내키는 게 없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나에게 취향이 98% 일치한다며 '가을의 전설'을 추천해 줬고 예고편만 10번을 본 나는 알고리즘에 감탄하며 결국 영화를 보게 됐다. '가을의 전설'은 1994년 개봉했으며 한국에서는 1년 후인 1995년에 개봉했다. 이후 KBS에서 명화를 소개하는 코너에서 수차례 방영된 기록이 있다. 배우로는 우리가 잘 아는 브레드 피트가 둘째 아들 역 트리스탄을 연기하며 주연을 맡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남자인 내가 봐도 압도될 정도로 연기를 잘한다. 1910년대 미국 시골마을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잔잔한 영화에 속한다. 극적인 반전, 배신 등은 없지만 충분히 자극적인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참호에서 만난 트리스타과 새뮤얼

줄거리

1913년 미국의 시골인 몬태나주의 농장에서 한 인디언의 독백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미국의 육군 대령으로 퇴역한 러들로 대령은 몬태나의 인디언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자식은 아들만 3명 있었는데 첫 째가 알프레드, 둘 째는 트리스탄, 막내는 새뮤얼이었다. 시골생활에 답답함을 느낀 아내는 도시로 떠나고 아디들은 아버지와 시골에서 성장하게 된다. 같은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형제들의 성격은 각각 달랐는데 첫 째 알프레드는 명석하고 실리를 추구했고 둘째 트리스탄은 자유분방하고 모험을 좋아했다. 새뮤얼은 정의감이 강하지만 형들의 보호를 받는 귀여운 막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인디언들의 전설에는 '곰과 피를 나누면 곰과 같이 방랑하는 인생을 살게 된다'라는 전설이 있는데 둘째 트리스탄은 혼자 곰을 사냥하다 상처가 생겨 피를 나누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도시로 떠났던 새뮤얼은 약혼녀인 수잔나를 소개해주려 몬태나로 돌아온다. 하지만 알프레드와 트리스탄은 동시에 수잔나에게 반하게 된다. 이들은 며칠간 농장에 머물면서 서로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곧 세계 1차 대전이 발발하고 3형제는 영국군에 자원입대하게 되면서 수잔나는 혼자 남겨지게 된다. 한 여자를 사랑하는 삼 형제가 전쟁에 참여하게 되면서 영화는 다양한 사건과 장치들로 가을의 전설을 써내려 가기 시작한다....

전쟁에 나간 새뮤얼을 기다리는 수잔나

미국 문화

'가을의 전설'은 1913년부터 한 가족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가족의 일대기를 다룬 만큼 그 시대에 적용되던 법, 문화 등을 엿볼 수 있다. 몇 가지 살펴보자면 미국의 원주민이었던 인디언 들에 대한 정책이 있다. 영화 서두에서 정부의 인디언에 대한 정책이 마음에 안 들었던 러들로 대령은 은퇴를 한다. 당시 미국 정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인디언들을 내쫓고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영토확장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학살하고 몇몇 인디언이 미국 사회로 진출했다고 하더라도 적응하지 못하도록 다양한 차별을 했다. 영화에서는 인디언에게 술을 팔지 않는 장면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1930년대에 접어들게 된다. 당시는 미국에서 금주령을 시행하던 때였다. 당시 기독교적인 신앙과 정치적 상황이 맞물려 종교행사, 의학 목적을 제외하고 모든 주류의 판매, 유통을 일제히 금지했던 시기였다. 실제로 해당 기간 동안 미국의 음주량이 줄어들고 국민들이 건강해졌다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것을  금지하면 역효과가 나는 법이다. 인류의 역사는 술과 함께 해왔기 때문에 일순간 술 없이 사는 것은 많은 부작용을 일으켰다. 음주의 음지화, 불법 거래가 성행했고 거대 범죄 조직의 사업자금으로 쓰이기도 했다. 영화 후반부에서 트리스탄이 술 밀매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런 장면은 당시 미국의 문화를 잘 보여준다.

당시 백인사회에 적응한 인디언

줄이며

영화에 대한 평을 보면 '콩가루 집안이다', '막장 드라마다' 등등 일관된 반응을 보인다. 삼 형제가 동시에 한 여자를 사랑하다니.. 나도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같은 주제를 가지고 어떻게 풀어낼지는 다른 문제다.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를 표현하는 영화적 장치, 시대적 배경 등은 영화에 몰입하기 충분했으며 배우들의 표정, 감정 연기 또한 훌륭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입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보는 것도 이 영화의 재미 중 하나였다. 잔잔하지만 톡 쏘는 맛이 있는 '가을의 전설'... 슬슬 찬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미국의 한적한 시골마을로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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