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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야기/책 이야기

김상욱의 과학공부 : 김상욱

by 독서하는 나그네 2022.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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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의 과학공부

오랜만에 과학책

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사실 비행기에서 읽기 위해 흥미로운 책을 읽고 싶었는데 소설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스토리가 있는 책은 읽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면 뭐가 재밌을까 생각하다가 과학 유튜브를 재밌게 봤던 생각이 나서 과학책을 찾아보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김상욱 박사님을 여러 매체에서 자주 접했던 터라 거부감도 없었고 쉽게 설명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첫 장을 열었다. 

 

우리는 과학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상욱 작가는 책의 첫 부분에 이렇게 말한다. 

기자들이 과학자를 찾아오면, 질문은 대개 비슷한 요청으로 시작된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과학기사의 주된 독자가 초등학생일 리는 없다. 이런 요청에도 독자들의 과학지식수준이 초등학생 정도일 거라는 가정이 깔려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다른 분야에 대한 취재를 할 때에도 기자들이 이런 요청을 하는지 궁금하다.

나는 지금까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과학자들이 미덕인줄 알았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국민이 과학을 어려워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입장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음악, 문학, 패션 등의 잡지를 보면 처음 들어보는 말이 난무한다. 심지어 현학적 이게도 보이는 표현들은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구별하여 해당 분야에 얼마나 조예가 깊은지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다 무언가를 설명할 때 정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알맞은 표현을 쓰는 것은 중요한 일이니까. 하지만 우리는 왜 과학에게만큼은 그러지 못했을까? 조금은 미안하다.

 

과학과 철학

책 표지에 '철학하는 과학자'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지 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내용이 철학적이라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 대학교 총장 직선제에 대한 생각, 영어를 공부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에 대한 생각, 학구열에 대한 생각들을 과학자의 입장에서 풀어내고 있다. 다양한 분야를 논의하고 있지만 심도 있게 읽은 부분은 과학자의 '도덕적 책임'이었다. 과학이라는 학문 자체로 우리는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멀리 있는 친구와 통화를 할 수 있고, 전기를 생산하여 밤에도 밝은 곳에서 생활할 수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이 무기의 살상력을 증가시키고 인간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존엄성에 도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것은 과학자의 책임인가? 이러한 충돌을 생각하다가 전에 읽었던 호모 데우스의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생각나기도 했다. 작가는 책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간 : 일이 되게 만드는 것도 인간이고, 안 되게 만드는 것도 인간이다. 우주는 자연법칙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줄이며

과학적 원리에대한 설명이나 법칙에 대한 이해를 원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진 않는다. 하지만 과학적 현상에서 깨달을 수 있는 교훈을 얻고 싶거나 과학을 통해 사회적 현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얻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과학자가 말하는 진부한 과학이 아닌 철학자가 말하는 재밌는 과학이야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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