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편의점은 고객의 편의를 위해 다양한 상품을 24시간 진열해 놓는다. 뿐만 아니라 음식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전자레인지, 온수기를 구비해 놓고 젓가락, 휴지 심지어 테이블까지 준비해 놓는다. 그런 편의점이 불편할 수 있을까? 호기심을 끌기엔 충분한 제목이었다. 나에게도 편의점은 익숙하고 친숙한 공간이라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조금은 예측하며 불편한 편의점의 손님이 돼보기로 했다.
줄거리
책은 정년퇴직한 역사교사 '염연숙'씨가 기차 안에서 파우치를 잃어버렸음을 깨달으면서 시작된다. 다행이 파우치를 습득한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고 서울역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알고 보니 파우치를 습득한 사람은 노숙자였고 염연숙 여사는 사례를 하기 위해 본인이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에 노숙자를 데리고 간다. 노숙자는 알코올성 치매로 인해 자신의 이름, 사는 곳, 나이 모두 몰랐고 단지 본인을 '독고'라고 부르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노숙자인 독고 씨는 편의점 주인인 염연숙 여사와 인연을 맺게 된다. 그렇게 독고 씨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 다양한 손님들로 편의점의 날들이 펼쳐진다.
우리가 갈등에 대처하는 방법
불편한 편의점은 소설이다. 불편한 편의점의 전개 방식은 소설의 본질을 지키기라도 하듯 서로 다른 인물들이 다양한 갈등을 일으키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그 속에서 독자인 나는 키득거리기도 하고 감동도 받으며 책을 읽는다. 때로는 너무 억지인 것 같은 상황에도 '그러니까 소설이지' 라며 넘어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내용들이 많이 낯설지 않았던 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친숙한 소재와 등장인물들이 소설 전반에 걸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책에서 다루고 있는 갈등들도 남일 같지 않았다. 부모와 자식, 직업윤리, 각 세대의 고민, 형제간의 갈등.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은 생각해 봤을 법한 이야기 들이다. 같은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사람들은 대하는 방식이 다르다. 누군가는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며 다른 누구는 낙천적이다. 반면에 좌절하는 사람도 있고 복잡한 세상 귀 닫고 눈감고 사는 사람도 있다. 무엇이 정답이라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작가는 '독고'라는 등장인물을 통해 본인만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나는 현실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문제와 갈등들을 어떻게 해결하려고 했는지, 그게 옳았던 방법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줄이며
재미도 감동도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진지해짐과 동시에 웃기도 했으니 말이다. 책의 내용이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왠지 모를 위로도 받았다. 이해를 따지지 않고 국어책에 실려있는 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읽으니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아서 좋았다. 어렵지도 깊은 독해력을 요구하지도 않는 불편한 편의점에서 쉬었다 가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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