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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이야기

(1) 워킹 홀리데이 결심 (Feat. 떠나자 호주로!)

by 독서하는 나그네 2022.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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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던 자유

군대 전역 이후 정해지지 않은 삶에 당황했다. 사실 당황할 이유도 없는 것이 이렇게 될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게을러서 지금 닥쳐온 현실을 준비 하지 않았다. '학기 끝나면 준비해야지, 4학년 되면 해야지, 군대 다녀와서 해야지, 전역하는 해에 해야지' 이러다가 전역을 했고 벌써 올해가 끝나간다. 사실 이것저것 도전해 보기도 했다. 4개월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스마트 스토어도 해봤고 코딩도 배워봤다. 내가 만들어낸 'Hello World'가 창에 표시되자 너무 기뻤고 스마트 스토어로 첫 주문을 받았을 때는 너무 좋아서 뛰어다녔던 기억이 난다. 나머지 시간에는 독서를 했다. 독서의 재미와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에 책값이 아깝지 않았고 시간은 잘만 흘러갔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실 나에게 구체적인 목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역 후 미뤘던 공부를 통해 대학원에 들어갈 생각도 해보고 공무원이나 공기업 준비를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내가 진정하고 싶은 것들이 아니었다. 즐겁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주변에 물어봤더니 '굳이 직장에서 즐거움을 찾지 않아도 퇴근 후에 원하는 삶을 살려고 한다, 사회가 몇 번 흔들리는 것을 보니 안정적인 직장이 좋은 것 같다, 일단 합격을 하고 나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해라' 등 많은 대답이 나왔다. 하지만 나는 납득할 수 없었다. 그러자 내가 무지개를 쫓는 소년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은 자격증이 한두 개씩 쌓여갔고 이미 좋은 직장을 얻은 친구들도 많았다. 그렇게 책 읽는 시간은 점점 즐거워지지 않았고 뒤쳐지는 기분이 들었다.

 

선택의 순간

주변 사람들의 말을 납득할 수 없었던 나는 답을 찾기 위해 방황했다. 하지만 시간은 나를 압박했고 통장 잔고의 앞자리가 바뀔 때마다 내 기분도 달라졌다. (돈을 벌다가 안 버는 것은 엄청난 차이인 것 같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해보니 나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첫 째 주변에서 하는 말에 납득하고 내 전공과 지식을 살려 직장을 갖는 것, 둘째 내가 원하는 것을 찾기. 전자는 정말 싫었고 후자는 평생을 생각해도 찾아낼 수 없었다. 그러다가 '환경을 바꿔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아는 것이 적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 않아서 정말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을 못 찾았을 수도 있다'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렇게 여행을 해보기로 결정했고 워킹홀리데이를 가기로 결정했다.

 

나는 떠난다

한국에서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가는 결정이 쉽진 않았다. 하지만 내 인생 100년 중 1년 다녀온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니 반응은 여러 가지였다. 걱정하는 사람, 부럽다는 사람, 워킹홀리데이는 사회에서 인정 안 해준다는 사람 등등. 아마 각자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내 선택에 대한 반응들이 다른 것 같다. 나에게 드라마틱한 경험이나 극도의 깨달음이 올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다만 이번 일정을 통해 조금 더 성장하고 나의 다음 목적지를 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지금 11월 28일 출국을 기다리고 있다. 호주에는 무지개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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