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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야기/책 이야기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용기를 잃은 나에게) : 김상현

by 독서하는 나그네 2023.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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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표지

어떤 사람인가

날씨가 흐리고 일이 잘 풀리지 않던 날 생각에 빠졌다. 아주 깊고 어두운 그런 생각들이 주를 이뤘다. 그날 밤에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거짓말처럼 다음날 아침은 눈부시도록 화창했다. 쉬는 날이었기에 정해진 일정은 없었다. 원래 계획은 가볍게 산책을 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려 했지만 기운이 전혀 나질 않았다. 그렇게 이불속을 뒹굴거리다가 시간이 아까워서 책상 앞에 앉았고 이 책을 만났다.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어떤 사람인가 생각해 보았다. 기준에 따라서 나는 웃긴 사람, 독한 사람, MZ 세대 등 다양한 사람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어떻게 이 책은 나를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아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잘못 알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해서 나를 가꾸지 않았다. 스스로를 방치하거나 안 좋은 길로 몰았다. 운동을 하기 가장 좋은 환경 (군대가 바로 그곳이다) 에서조차 운동을 하지 않고 술을 마셨다. 옷을 대충 입고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그 흔한 눈썹 정리 한 번 하지 않았다. 그렇게 살아오다가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그건 자기 관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말하는 핑계야. 이뻐지고 싶지 않고, 인정받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어.' 뼈를 맞는 순간이었다. 이 책은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이렇게 말한다. 

결국 내 인생은 내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재단되고 휘둘리고 상처받을지라도, 언제나 나는 계속해서 나와 함께 존재할 것입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기준과 잣대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애써 맞추며 살아갈 필요도 없을뿐더러, 그들의 기준과 잣대는 나 앞에선 전혀 의미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죠.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으며, 관계에 얽매이거나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삶에 자신만의 고유한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 보는 것이죠. 어떠한 것도 ‘나’라는 고유명사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없습니다. 나를 꾸며줄 수많은 수식어가 있겠지만, 저는 부디 당신이 당신만의 고유한 방식대로 인생을 꾸며가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의견으로부터 내 자신을 방치하는 핑계 아닌, 나만의 인생을 설계하고 도전해 나가는 이유가 되는 문장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가을에 피는 벚꽃

책에서 작가는 가을에 핀 벚꽃에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벚꽃이 추운 겨울을 지나고 따스한 봄햇살이 찾아오면 피는 꽃으로 알고 있다. 때문에 벚꽃이 피면 우리는 봄이 왔음을 알아차린다. 하지만 가을에도 종종 벚꽃이 필 때가 있다고 한다. 그 해 여름에 유난히 비바람이 많이 치고 큰 태풍이 몇 차례 휩쓸고 가면 벚나무가 따스한 가을 햇살을 착각하며 꽃이 핀다는 것이다. 여기서 작가가 얻은 교훈은 벚꽃은 주변 벚꽃이 핀다고 따라서 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여 핀다는 점 즉 스스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작가도 이 뜻을 알기 전에는 남들과 다르게 사는 것이, 대부분의 벚꽃이 만개할 때 나 홀로 생각하여 혹은 착각하여 가을에 꽂을 피우는 게 맞는 일인지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나 또한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맞는 것인지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는 이 순간이 틀린 선택은 아닐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의심했다. 이런 나에게 작가는 '나만의 속도'라는 표현으로 이렇게 위로해 주었다.

 

‘나만의 속도’는 그런 거였습니다.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라는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했던, 마음이 여유롭지 못했던 이유는 내가 아니라 자꾸만 옆을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옆을 보니 내가 느린 것만 같고 뒤처지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벚꽃처럼 잡초처럼 꿋꿋한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타인이 아닌 스스로에게 초점을 맞추고 중심을 잡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만의 속도는 분명 존재합니다. 평생 흔들리고 불안하고 아픈 상황들이 찾아올 테지만, 저는 믿고 있습니다. ‘나만의 속도’로 간다면 그런 것쯤 별것 아닐 거라는 걸.

줄이며

작가의 모든 것을 알 수 없지만 작가와 나의 공통점이 여럿 보였다. 작가가 뛰어난 필력으로 공감을 이끌어 냈기 때문일 것이다. 전날 우울한 감정이 깨끗이 사라졌다. 화창한 날씨와 함께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이라는 얘기를 들으니 온몸에 힘이 났다. 용기를 얻고 싶거나 잠깐 쉬었다가 일어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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