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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야기/책 이야기

몰입 (전혀 다른 세상으로 가는 힘) : 황농문

by 독서하는 나그네 2023.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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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 표지

집중과 몰입

나는 심장이 약하다. 조금만 겁을 줘도 크게 놀라고 공포영화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친구들은 이런 내 특징을 알기에 숨어있다가 종종 놀라게 하곤 한다. 아마 내 반응이 재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의도와 다르게 내가 그들을 눈치채지 못하거나 불러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나서야 나는 화들짝 놀라며 말한다. '언제 왔어?' 아마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일상에서 종종 집중을 경험한다. 그렇다면 몰입은 무엇일까? 몰입의 개념을 처음 제시한 칙센 미하이 교수는 몰입 (Flow)이란 '어떤 행위에 깊게 빠져있어서 순간 개인이 시간의 흐름과 자아를 잊어버리게 되는 상태'로 정의한다. 시간의 흐름까진 알겠는데 자아를 잃어버린다고? 조금 무리한 표현인 듯싶다가도 무아지경, 물아일체 같은 표현들을 생각해 보면 또 아닌 것 같다. 몰입이라는 개념이 조금 더 궁금해졌다.

완전히 새로운 경험

저자는 본인이 몰입을 경험하게 된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어린 시절 잠을 줄여가며 공부했던 저자는 대학졸업 후 미국으로 박사과정을 공부하러 가는데 거기서 로버트 로스 교수를 만나게 된다. 그는 로스 교수를 40년 동안 본인의 연구에만 집중하면서 그 이외의 세상 다른 것들에는 관심조차 주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심지어는 그의 전기를 쓸 수 있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매일 연구실에서만 살았기 때문) 하지만 저자는 곧 생각의 전환을 통해 사뭇 연구원이라면 저렇게 사는 삶이 옳다고 생각했고 후회 없는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생각의 전환은 귀국 후 연구할 때도 있어졌고 어려운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후회 없는 삶을 위해 본인을 한계로 몰아넣었다.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런 태도는 나를 완전한 몰입 상태로 이끌었다. 그리고 몰입을 오랜 시간 유지하면서 두뇌 활동의 극대화와 지고의 즐거움을 동시에 경험하게 되었다. 모진 가시밭길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그 길이 천국으로 가는 길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몰입을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문제 설정이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목표물이 있어야 사격할 수 있듯이 몰입에도 대상이 필요하다. 그다음은 환경의 확보다. 인간은 상당히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엄청난 에너지와 집중이 필요한 몰입을 위해서 라면 환경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이때 작가는 환경의 조건으로 기간은 1주일 이상을 확보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는 등의 방법을 추천한다. 또한 혼자만의 공간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정보의 차단도 강조한다. 동적인 영역도 있다. 바로 규칙적이고 땀 흘리는 운동이다. '규칙적'이면서 '땀'흘리는,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운동을 통해 상쾌하고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몰입이 주는 효과

앞서 살펴봤듯이 몰입은 충분한 기간과 환경 속에서 가능하다. 몰입이 하나의 큰 행위라면 몰입을 구성하는 개체는 '생각'이다. 따라서 우리는 깊고도 진중한 생각을 통해 몰입에 도달할 수 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다. 학창 시절에 수학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해답을 보곤 했다. 생각하는 힘이 부족했던 것이다. 저자는 '1분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1분 걸려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밖에 못 푼다. 60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그보다 60배나 난도가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10시간 생각하는 사람은 그보다 600배나 난도가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루에 열 시간씩 10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6,000배의 난도까지, 100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6만 배의 난도까지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생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우리는 몰입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인간의 기억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작업기억'이고 하나는 '장기기억'이다. 작업기억이란 우리가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행동하는 것처럼 굳이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몸이 기억하는 것으로 신발 끈 묶는 방법 정도가 되겠다. 반면 장기기억은 우리가 이전에 학습해서 알고는 있지만 반복적으로 사용하지 않아 잠재된 기억을 말한다. 몰입은 장기기억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한다. 불현듯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은 사실 우리가 알고 있던 것 일 때가 많다. 이처럼 몰입은 장기기억을 극대화 함으로 써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데 효과적이다.

줄이며

책이 얇은 편은 아니다. 몰입의 정의, 경험, 과정, 효과, 종류 등을 다루면서 양이 많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몰입이 상당히 추상적인 개념이다 보니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책에서 소개된 사례와 설명, 과학적 실험등을 통해 이해를 도운 점이 좋았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출발한 질문이 생각으로 이어지고, 생각을 통해 몰입에 다다르고 이제는 활용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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