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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야기/책 이야기

불타는 평원 (메히꼬) : 후안 롤포

by 독서하는 나그네 2024.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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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평원

미구엘이 아니라 미겔

아마 부루마블의 영향인 것 같다. 나는 지구본을 좋아했고 세계지도를 좋아했다. 세계를 나누는 기준이 국경선뿐만이 아니라는 걸 중학교 때 깨달았다. 국제사회에 대해 관심이 많던 한 친구는 문화, 종교 같은 기준으로 세계지도 보는 법을 알려줬다. 여러 가지 기준을 종합한 결과 나는 남아메리카, 정확히는 메소아메리카와 라틴아메리카를 좋아했다. 그래서 대학교 때도 정치외교학과 수업 중 '중남미 문화의 이해'라는 수업을 들었는데 교수님이 콜롬비아의 도시 '카르타헤나'를 '까르타헤나' 발음하는 게 옳다고 했고 내가 좋아하던 영화 중 하나인 '코코'의 주인공 이름은 자막으로는 '미구엘'로 표현되지만 오히려 '미겔'에 가깝다고 설명해 주셨다. 그땐 교수님의 해박한 지식과 발음이 멋졌지만 불타는 평원에서는 그 발음들이 나를 괴롭혔다.

아메리카 문학

전술했듯이 등장인물들의 이름 때문에 내용을 따라가는데 애를 먹었다. 심지어 나는 이 책이 단편집인 것을 100페이지가 넘어가서야 알았다. (책 페이지수에 비해 등장인물이 너무 많이 나와서 포기하고 읽던 참이었다) 단편집인 것을 깨달은 후 다시 읽어보니 조금은 내용이 보였다. 총 17개의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모두 20세기 초 멕시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가난한 시골 사람들 정부군에 맞서는 혁명군, 일자리를 찾아 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또한 작품에서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데 주로 힘이 없거나 가난한 계층이 '하나님이 역사해 주시는 대로...' 혹은 '하나님이 용서해 주실 거야' 같이 쓰인다. 이처럼 어찌할 수 없는 가난 앞에 신께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먹고살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도 보여주거나 혹은 가난 속에도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줄이며

후안롤포가 묘사하는 이야기의 배경이 비교적 쉽게 그려졌다. 미국 국경을 넘으려다 총에 맞는 사람들 집이 가난하여 몸을 파는 여자들 가난한 시골 사람들 등.. 사실 해당 작품을 읽으면서 감명 깊거나 큰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 다만 다시 한번 멕시코라는 나라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으며 내 머릿속 한편에 잠들어있던 프리다 칼로 옆에 후안 룰포가 자리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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