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질문
제목만 보고서는 책이 어떤 내용인지 짐작할 수 없었다. 내용을 들여다보니 인생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즈미 마사토의 '부자의 그릇'과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특정 주제에 대한 조언을 소설의 형식을 빌려 친근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우리에게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죽음이 두렵습니까?', '충만한 삶을 살고 있습니까?' 3가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책에서 던지는 첫 번째 질문이다.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이는 곧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로 생각하면 된다. 책에서는 바다거북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내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자각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한다. 솔직히 와닿지 않았다. 비유와 은유가 상당해서 내용의 본질이 뭔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름대로 내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데 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 생각의 흐름은 이랬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고 배워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 하지만 그 시기에는 공부 말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렇다고 공부를 특출 나게 잘하지도 않았다. 남들 하는 대로 했더니 정말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잊어버린 듯하다. 그래서 오늘밤은 조금 괴로울 것 같다.
죽음이 두렵습니까?
나는 조금 두렵다. 책에서는 첫 번째 질문과 연계하여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존재의 이유를 아는 사람들은 본인이 원하고 행복한 일을 한다. 이때 죽는다는 것은 본인이 더 이상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하는데 평생을 원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고 살아갈 테니 죽음이 두려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지만 공감되지 않는다. 나는 죽음이 두렵다. 그것이 나의 죽음이든 주변사람이든 하물며 감정, 이성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일지라도 죽음 그 자체가 두렵다.
충만한 삶을 살고 있습니까?
주인공은 마침내 깨달음을 얻는다. 복잡한 사회에서 벗어나 본인이 존재하는 이유를 찾고 하고 싶은 일을 한다.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삶에도 여유가 생긴다. 다만 삶에 변화가 갑작스럽게 찾아오진 않는다. 아주 서서히 그리고 반드시 찾아온다. 사실 마지막 질문은 위 두 가지 질문을 해결했다면 자연스럽게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위 두 가지 질문과 책이 제시한 대답에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에 책을 덮으면서도 찝찝함이 남아있었다. 그리곤 내가 충만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다가 내가 왜 존재하는지 생각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줄이며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잠시 쉬어감과 동시에 이정표를 제시하는 좋은 책이다. 그래서 제목도 '세상 끝의 카페'가 아닐까 싶다. 내가 공감하지 못한 이유는 아직 세상의 끝에 도달하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위 세 가지 질문은 반드시 필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세상의 끝에 가지 않더라도 카페에 들르는 여유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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