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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야기/책 이야기

이게 다 뇌 때문이야 : 마리오 마르쿠스

by 독서하는 나그네 2022.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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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뇌 때문이야 표지

소중한 나의 뇌

열심히 책을 읽던 중 과연 나의 뇌가 이 모든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내직 감은 그럴 리 없다고 말하고 있었고 사실 역시 그랬다. 다음날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머리는 백지가 됐으니까. 내가 뇌에 대해서 관심을 자기 게 된 건 고등학교 체육대회날 벌어졌던 사건 때문이다. 체육대회의 꽃인 계주 도중 후번 주자와 다리가 겹쳐 내 머리는 땅으로 곤두박질쳤고 뇌출혈이 왔다. 머리가 정말 따뜻하고 어지러워서 토가 자꾸 밀려왔다. 그날 이후 뇌는 정말 소중한 기관이라는 사실을 가슴에 품고 산다.  나는 깨어난 후 의사에게 내 머리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다쳐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설명을 들었지만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다만 뇌가 여러 기관으로 나눠져 있다는 사실만 알 수 있었다. 뇌 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뇌는 각각의 부위마다 하는 일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소뇌는 감각의 인지 통합을 담당하고, 해마는 기억력을 담당한다. 뇌의 해부학 사진을 늘어놓으면서 어떤 부분이 무슨 기능을 담당하는지 소개하는 책은 따분하고 재미가 없다. (적어도 나에게는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은 뇌에 관하여 궁금할만한 사실들을 모하서 실험 결과를 알려주고 있다. 

 

남녀의 뇌 차이

남자와 여자는 많이 다르다. 생김새도 다르고 신체 구조도 다르다. 그렇다면 뇌도 다를까? 물론 다르다. 상당히 많은 점이 다르지만 몇 가지 흥미로운 주제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바로 성적 자극에 남녀가 보이는 차이다.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 대학교의 교수인 스테판 하만은 이성애자 남녀에게 남녀가 성행위를 하는 모습, 그리고 누드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 후 뇌 촬영 결과 남성은 좌측 편도체가 강하게 활성화되었지만 여성에게서는 아무 변화가 없었다. 남성은 우측 편도체도 활성화된 반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40% 수준으로 확인되었다. 뇌의 한 부분인 시상하부 역시 비슷한 수준의 결과를 보였다. 참고로 편도체는 사건과 감정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질투는 어떨까? 이번에는 일본의 요시로 오쿠보 연구팀이 실험을 했다. 각각 남성과 여성 집단에게 '내 애인이 다른 사람과 목욕을 하고 있다', '내 애인이 전 애인과 매일 통화를 한다'등의 상황을 주고 얼마나 질투심을 느끼는지 점수를 매기게 헸다. 실험 결과 여성과 남성은 각각 다른 뇌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적 질투심을 느낄 때 남성은 편도체가 활성화되는 반면 여성은 1차 시각피질과 시상이 활성화됐다. 편도체는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성향을 지닌 감정을 처리하는 기관이고 슬픔, 역겨움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영역이 시상이다. 이는 남자의 경우 성적 질투심을 느낄 때 여자의 경우 감정적 질투심을 느낄  더 강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왔는지는 책에서 재미있는 이유를 제시한다.

 

예술과 뇌

예술가들은 일반인과 다른 감각으로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곤 한다. 그렇다면 예술가들의 뇌는 일반인들의 뇌와 다를까? 전문교육을 받은 화가들에게  자신이 본 이미지를 실제로 그리는 과제, 본 이미지를 상상하는 과제, 그리고 자신이 이미지를 그리는 모습을 상상해 보는 과제를 부여했다. 그 결과 후두엽과 두정엽에서 동일한 변화를 감지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활성화 강도는 낮아졌다고 한다. 그 이유는 오랫동안 작업하다 보면 익숙해져서 집중력이 덜 필요하기 때문이다. 피아니스트, 드럼 연주자에게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난다.

무용수들을 상대로 한 실험도 흥미롭다. 미국 뉴햄프셔의 다트머스대학교 연구팀은 피실험자인 전문 댄서들에게 어려운 발레 작품을 연습시킨 후 5주간 뇌 상태를 관찰했다. 어려운 발레 작품을 이미 마스터한 댄서들이 공연하는 모습의 동영상을 주기적으로 보여주고 스스로 상상해 보도록 했다. 그러자 실제로 발레를 연습하며 몸을 움직일 때 활성화됐던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어쩌면 예술가들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 아닌 수많은 노력을 통해 뇌를 발달시켰을지도 모른다.

 

줄이며

이밖에도 흥미로운 주제를 뇌와 관련지어 다룬 주제들이 많다. 감정들은 어디서 오는지, 염동력은 가능한지, 텔레파시는 가능한지, 자각몽, 백일몽 등등. 일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뇌와 연관 지어 생각한다면 훨씬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여러 현상에 관심이 많고 원인이 궁금한 사람들은 가볍게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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