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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야기/책 이야기

2030 축의전환 : 마우로 기옌

by 독서하는 나그네 2022.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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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래를 예측하는 이유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을 좋아했다. 개인의 연애, 재물부터 시작해 한 국가의 흥망성쇠까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양한 형태로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들이 존재했다. 현대 시대도 크게 다르지 않다. 21세기가 되는 시점인 2000년에는 컴퓨터들이 전산 오류를 일으켜 핵이 발사되어 지구가 멸망한다는 '밀레니엄 버그'가 유행했다. 그 후 2012년에는 중국의 '주역'이나  마야문명의 달력,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등을 이유로 지구가 멸망한다고 주장했다. 영화까지 제작되었으므로 큰 화젯거리였음은 자명하다. 이처럼 우리가 미래의 일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대비하여 예기치 못한 일들을 피하거나 대비하고자 함 일 것이다. 쉽게 말해서 불안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인류 역사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하자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은 보다 과학적인 접근이 가능해졌다. 많은 시도들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가까운 미래인 2030년을 8개의 축을 중심으로 예측하고 있다.

 

더 강하고 부유한 여성들

2030년 변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주제는 바로 '여성'이다. 여성이 변화의 축이라는 것에 나는 쉽게 동의할 수 있었다. 나는 1998년에 태어나서 나와 같은 세대인 친구들로부터 남성이 생물학적으로 우월하다거나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다만 나의 외할머니는 남동생들을 위해 고등교육 대신 일을 해야 했으며 그게 당연했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일손을 도우려 주방에 가면 남자가 주방에 들어오는 것이 잘못됐다며 못하게 했으며 명절에 절을 올릴 때도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셨다. 이렇게 성장했던 외할머니 세대를 지나 우리들의 어머니 세대를 거쳐 사회에 나온 우리들이다. 정말 짧은 시각일지도 모르지만 지구상에서 남자와 여자의 성비는 50 : 50으로 수렴한다. 이는 확률의 문제이기 때문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사람으로서 해야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직장에서 남자와 여자의 성비가 50 : 50에 수렴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사회적, 생물학적 문제 때문이 그럴 수 없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변화는 시작됐다고 본다. 우리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성역할을 나누는 것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했을지라도 현대 사회의 기술발전과 사회제도의 울타리 안에서 원초적인 안전을 책임지는 지금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대학교 진학률은 점점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또한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정치 분야 역시 달라졌다. 각국 정상들이 여성인 국가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 볼 수 있다. 더 이상 여성은 집에서 육아를 전적으로 담당하지 않고 집에 머무르지 않는다. 여성들이 힘겹게 얻은 새로운 사회적 지위는 다양한 사회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 낮아지는 출산율, 임금 차별, 새로운 경제 주체의 등장 등등.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에 유연하게 대응해야만 더 나은 사회를 맞이할 수 있다.

더 강하고 부유한 여성들

 

소유가 없는 세상

'내 것'이라는 개념이 없어지면 어떨까? 어린아이가 자동차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싶은데 누군가 이미 가지고 놀고 있다면 어린아이는 장난감을 하나 더 사거나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어린아이에게 장난감은 24시간 필요하지 않다. 서로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시간을 정해 놓는다면 두 아이는 사이좋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물건들 중에는 24시간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뉜다. 저 시력자를 위한 맞춤 안경, 위생적인 생활을 위한 속옷 등은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없지만 이동할 때만 필요한 자동차나 잠깐 머무르고 떠날 집 같은 경우를 생각하면 내가 소유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사실은 꽤 오래전부터 인식해서 대중교통을 운영하거나 숙박시설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게 개인의 영역으로 넘어온다면? 그렇게 '에어비엔비'와 '우버'가 탄생했다. 특정한 노선을 정해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본인이 운송업에 종사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손님을 매칭하는 것, 교통의 요지나 여행지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 내가 집을 비울 때 타인에게 공간을 내어주는 것. 이처럼 무언가를 공유하는 새로운 사업방식은 기존의 사업 방식과는 다르다. 철저히 시장경제를 표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 영국에서는 택시 기사들이 대규모 파업을 진행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사업들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교통과 숙박의 영역을 넘어 점점 다양한 형태의 사업들이 공유경제의 성격을 띠게 될 것이다.

소유가 없는 세상

너무 많은 화폐들

인간은 물물교환이 불편해서 조개껍데기로 거래를 했다. 화폐가 탄생한 순간이다. 이는 소금, 쌀과 같은 물질 화폐로 진화하더니 은이나 금 같은 광물들의 가치로 화폐를 찍어냈다. 하지만 시장에 더 많은 금이 등장하면서 금의 가치는 변했으며 거래를 위해 더 많은 금이 필요하게 되자 지폐가 등장했다. 그다음은 편리한 거래를 위해 카드가 등장했다. 이제는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 신용으로 거래하는 것이다. 화폐가 진화해오면서 여러 문제가 등장했다. 들고 다니기 불편하고 사라질 우려가 있고 위조가 가능했다. 때문에 우리는 무게를 줄이고 전자 상거래를 도입하고 지폐에 위조 방지 기술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문제점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화폐가 등장했다. 바로 가상화폐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세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무겁지 않으며 암호화 기술로 위조가 불가능하고 인터넷에 존재하기 때문에 사라질 위험도 없다.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서 에스토니아는 전자정부를 구성했고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공식 화폐로 인정했다. 다만 우리가 사회적으로 인용할지는 다른 문제다. 우리가 반짝이는 금을 화폐로 인정하기로 했던 것처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또한 암호화 화폐를 운용하기 위서는 엄청난 전기가 운용되어야 하고 가치가 일정하지 않는 등 여러 문제점도 존재한다. 하지만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우리의 삶을 바꿀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다.

너무 많은 화폐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다만 생각해 볼 뿐이다. 나 역시 책에서 읽은 모든 내용을 공감하진 않는다. 사람마다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이 다르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는 말이 있듯이 나와 다른 생각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본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나도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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