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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야기/책 이야기

Gigged : 새라 케슬러

by 독서하는 나그네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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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gged 직장이 없는 시대

Gig 이란??

Gig 이란 '임시로 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Gig worker는 필요에 의해 일하는 사람을 말하고 Gig economy는 이런 노동의 형태가 보편화된 노동시장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비슷한 말로는 프리랜서가 있다. 그렇다면  프리랜서라는 말을 두고 왜 Gig이라는 표현이 생겨났을까?

 

노동 패러다임의 변화

사람은 다양한 기준으로 나뉘곤 하는데 '생산력을 제공할 수 있는가?' 는 그중 하나였다. 집단에 어떤 형태로든 도움을 줬으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곧 노동을 할 수 있음은 본인이 존재하는 이유였으며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증표였다. 이는 현대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무릇 성인이란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안정적인 수입으로 가정을 꾸려나갈 능력이 있는 위치라는 인식이 존재한다. 가장 작은 사회집단인 '가족'내에서도 이러한 인식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부모님은 자식이 안정적이고 수입이 높은 직장을 찾길 바라며 사회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시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을 하곤 한다. 하지만 노동의 형태는 다양하게 변해왔다. 고대 사회에서는 '은퇴'라는 개념이 없었다.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을 했다. 또한 회사 측에서 제공해 주는 편의시설, 각종 보험, 유급휴가 등은 산업혁명 시기 수많은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인해 얻어낸 결과다. 우리는 노예에서 노동자로 불리기까지 많은 사회적 합의와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뤄냈다. 산업혁명 시대에 와트의 증기기관 개량이 역사를 바꾼 것처럼 오늘날도 새로운 기술과 사회적 관념이 노동의 형태를 바꾸고 있다.

 

프리랜서의 등장

사람들은 기존 직장의 단점을 이렇게 말한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직장 상사와 의미 없는 회의와 원치 않는 회식을 하는 곳. 실력이 뛰어나도 만연한 사내정치에 의해 피해자가 되는 곳. 매일 출퇴근을 위해 3시간씩 교통체증을 겪어야 하는 곳 등등.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회사 밖으로 나왔다. 대표적인 직군이 프로그래머이다. 프로그래머는 직업 특성상 회사에 소속되어 있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아도 잘 마련되어 있는 협업 툴을 이용해 원격으로 사람들과 일을 진행할 수 있다. 내가 맡은 파트만 잘 끝내고 제출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시공간에 제약받지 않기 때문에 회사에서 출퇴근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보다 더 높은 업무 효율을 보여줬다. 프리랜서는 본인이 일한 만큼만 돈을 받기 때문에 휴가도 출퇴근 시간도 자유롭다. 하지만 사람들은 프로젝트만을 맡기길 원치 않는다. 내가 하기 귀찮거나 여의치 않은 일들을 사람들에게 맡긴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강아지 산책을 부탁합니다.

흔히 생산직에서 말하는 '외주를 맡기는 행위'가 일상에서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다. 바쁜 나 대신에 장 봐줄 사람, 집 앞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사다 줄 사람 등등. 해당 노동형태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AI 딥러닝의 경우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는 남자가 사과를 먹고 있는 사진'이 있다면 노동자는 자동차, 남자, 사과 등을 입력해 컴퓨터에게 해당 이미지를 교육하는 것이다. 다른 사례로는 특정 원고의 오타나 검수를 의뢰하는 사람도 있다. 해당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회사에 출근할 필요도 상사의 눈치를 보며 휴가를 미뤄야 할 일도 없다. 사람이 일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일이 사람을 찾는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노동자가 필요할 때 일하고 싶을 때 일한다. Gig의 등장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Uber'가 있다. 우버를 이용하는 운전자와 탑승자들은 앱으로 연결되어 서로 거래를 하고 회사는 수수료를 챙긴다. 이때 우버 기사는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운전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에 있어서 자유롭다. 회사 측 또한 우버 기사에게 의료제도, 유급휴가, 편의 시설 등을 제공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비용 절감의 효과가 있다.

 

남아있는 숙제

우버의 등장은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하는 만큼 받는 것. 우리 모두가 사장님이 된다는 소리다. 처음 등장한 이러한 노동의 형태는 전통적인 노동을 새로운 시점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사회제도가 따라가지 못했다. 손님을 태워서 목적지에 데려다주고 돈을 받지만 우버 기사는 택시 기사가 아니다. 택시 기사를 보호하기 위한 사업 규제, 국가정책은 존재하지만 우버 기사들을 그러한 혜택을 받지 않는다. 그들이 얻는 수익에 관한 세금 문제 과연 이들을 운송, 여객 업 종사자로 봐야 할 것인지의 문제 등등 다양한 사회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실제로 우버는 미국 다수의 주, 다수 국가에서 소송을 벌이고 있다. 나 대신 원고 오탈자를 찾아주겠다는 사람은 4000명이 넘는다. Gig 업무를 중계해 주는 회사, 계약자인 나, 사용자인 고객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해야 할 주체적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과연 Gig worker로서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 

 

줄이며

프로그래머 같은 직군은 해당 노동의 형태가 아주 잘 어울린다. 우버 기사는 사회에 커다란 바람을 일으켰다. 하지만 소방관은 어울리지 않는다. 역사가 반복됐던 것처럼 어떤 변화가 사회를 흔들어 놓을지 모른다. 우리가 '은퇴' 할 줄 몰랐던 것처럼 언제 'Gig'하게 될지 모른다는 얘기다. 지금은 특정 직업군과는 잘 조화되어 진행되고 있고 어떤 직업군은 사회적으로 의견이 분분하고 어떤 직업은 아예 어울리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비록 현대 사회에서 전업으로 삼기엔 무리가 있다고 할지라도 변화가 시작된 것은 사실이다. 다가올 미래에 내가 어떤 노동자로 존재할 것인지에 대한 고찰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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