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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야기/책 이야기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경제 필독서) : EBS 편집부

by 독서하는 나그네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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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표지

우리가 알고 있던 자본주의

본격적으로 돈공부를 하기 전 나는 빚이 아주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의 개념도 몰랐으며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준다는 얘기에 돈을 열심히 모아서 이자율이 높은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최고인 줄 알았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빚을 활용해야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러한 의심에 이론적으로 종지부를 찍은 것이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다.

그 많은 돈은 어디에서 왔을까?

학교에서 배우는 자본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수요와 공급이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 시장가격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요와 공급이 항상 일정하지 않으니 자장면값은 오르거나 때도 있고 떨어질 때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자장면 값은 등장이래 떨어져 본 적 없다. 왜 그럴까? 먼저 우리는 우리 통장에 찍혀있는 돈과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돈이 실제가 아니라 신용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책에서는 금본위제, 지급준비금의 탄생배경,  브레튼우즈 협정, 대공황 등 현대 자본주의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내용이 방대하니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고객들은 은행에 예금을 한다. 하지만 은행은 고객들이 예금을 한 번에 전부 찾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은행이 신뢰를 잃어 고객들이 전부 돈을 찾고자 한다면 뱅크런 사태가 벌어진다.) 따라서 은행은 돈을 일부만 남겨두고 (지급준비금) 나머지 돈을 다른 고객에게 대출해 준다. 대출받은 고객은 또다시 은행에 돈을 넣게 되고...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면서 실제 시중의 돈보다 더 많은 돈이 풀리게 되고 통화량의 증가는 물가상승을 일으키게 된다. 없는 돈을 빌려주면서 생기는 현상들을 이해해야 비로소 우리가 살고 있는 진짜 자본주의를 이해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기축통화의 등장, 신용거래의 개념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나 해당 책에서는 적절한 예시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결국 은행은 자기 돈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남의 돈으로 돈을 창조하고, 이자를 받으며 존속해 가는 회사인 것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 사회가 빚 권하는 사회가 된 이유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대출 문자가 날아오고, 여기저기 은행에서 대출 안내문을 보내는 이유이다. 고객이 대출을 해가야 은행은 새 돈이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가 소비하는 심리

앞서 살펴봤듯이 돈이 계속 굴러가야 즉, 소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자본주의는 활성화된다. 따라서 기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전략으로 우리의 소비를 자극한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먼저 기업은 데이터를 분석한다. 개인의 소비패턴뿐만 아니라 직업, 거주형태, 결혼 유무, 성별 같은 정보를 종합하여 맞춤 광고를 띄운다. 개인적 정보뿐만 아니라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보편적인 특성을 이용하기도 한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서 집단에 소속되려는 욕구가 있다. 친구가 멋진 가방을 들고 왔다면 나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혹은 무시받지 않기 위해 소비를 하는 패턴이 대표적이다. 이런 시스템에서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현명한 소비를 지향해야 한다. 많은 방법들이 제기되지만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현금 사용하기'다. 현금은 불편하다. 그래서 이 방법이 좋은 것이다. 현금은 사용할 때 줄어드는 것이 내 눈에 보인다. 이때 우리 뇌는 고통을 느낀다. 따라서 고통을 피하기 위해 지출을 줄이게 되는 원리다. 후반 부에서는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즈 등 이론을 중심으로 자본주의의 역사를 살펴본다.

돈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알았으니 이제는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볼 차례다. 이렇게 양측을 동시에 바라봤을 때 우리는 자본주의의 진실에 한층 더 다가갈 수 있다. 소비가 없는 자본주의란 상상도 할 수 없다. 소비는 자본주의가 굴러가는 또 다른 핵심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줄이며

다큐멘터리가 10년 전에 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상당히 좋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실질적인 경제 교과서라는 생각이 든다. 다큐멘터리에서 짚고 가지 못한 부분을 책으로 풀어쓴 것이 상당한 장점이다. 모두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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