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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야기/책 이야기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의 자서전) : 헤르만 헤세

by 독서하는 나그네 2023.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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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표지

자전적 성격의 소설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는 본인의 유년시절 이야기를 쓴 자전적 성격의 소설이다. 한스 기벤라트라는 주인공을 통해 본인이 겪었단 번뇌와 고민을 그려냈다. 하지만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개인적이진 않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그의 유년시절이 평범하다는 것은 아니다. 작품 중간의 폐부를 찌르는 비판과 표현은 몰입감을 더해준다.

줄거리 (결말 포함)

시골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한스는 마을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자라난 아이다. 두뇌는 명석했고 말을 곧 잘 따랐다. 당시에는 가난한 마을에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국가에서 학비를 지원해 주고 졸업 후 어느 정도사회적 신분이 보장되는 신학교에 가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다. 그렇게 한스는 자신이 좋아하던 낚시, 산책등을 뒤로하고 신학교에 입학하지만 적응하지 못한다. 동급생의 죽음, 퇴교처리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본인은 신경 쇠약을 앓는다. 본인이 신학교에 온 이유를 잊어버린 한스는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고 짧은 시간 동안 추억에 젖는다. 다만 그때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닫고 본인의 어중간한 위치에서 고통받다가 대장장이 수습공이 된다. 중간에 엠마라는 여자를 사랑하지만 그녀는 한스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또다시 상처를 받는다. 처음 받은 주급으로 동료들과 술을 마시러 가지만 술에 취한 한스는 왜 인지 모르게 강에 빠져버리고 그렇게 죽는다.

느낀 점

작가는 대비되는 개념 속에서 고뇌하고 병들어가는 한스를 통해 본인이 느꼈던 사회적 모순을 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장간과 신학교는 상당히 대비되는 장소다. 한스는 마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신학교에 들어갔지만 적응하지 못한다. 신학교에서는 또래 소년들이 할만한 행동이나 환경을 제공해 주지 않았다. 제공하는 식사량도 부족했으며 여자에 관한 사랑이야기를 하는 것 역시 금기시되는 분위기였다. 단편적으로 힌딩어의 죽음이 있었을 때는 교직원 모두가 사태 수습에 나선다. 이는 힌딩어의 죽음에 초점을 맞춘 행동보다는 그들의 위신과 학교의 명예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가깝다. 그렇게 힌딩어는 잊혀갔다. 반면 대장간은 한스에게 새로운 세상이었다. 일을 가르쳐주고 활기가 넘쳤으며 다 같이 술집에 가서 여자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 담배도 피웠다. 술에 취한 한스는 그간 억압된 감정에서 해방됐다고 느낀 탓인지 신학교에서 얻은 신경쇠약 탓인지 그날밤 강에 빠져 죽는다. 이처럼 헤르만 헤세는 사회가 개인에게 가하는 부담감과 삶의 주체로서 살아가지 못하는 존재의 고독과 어려움을 묘사했다. 수레바퀴 아래서 짓밟히는 인생을 묘사한 것이다. 이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작가는 우리가 이 책을 읽고 공감하며 좌절하기를 바라면서 책을 쓰진 않았을 것이다. 한스가 강에 빠진 게 자의인지 실수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한스의 죽음을 새로운 시작이라고 보고 싶다. 수레바퀴 아래서 본인의 삶을 살지 못했던 한스가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다시 태어난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한스는 이제 없다. 우리가 있어야 할 위치는 수레바퀴 아래가 아니라 손잡이 일 것이다.

줄이며

뚜렷한 목적 없이 사회가 그려놓은 가이드라인을 따라 성장한 나에게 의미 있는 책이었다. 삶의 주체성에 대해 그리고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 생각하게 된 책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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